배현진을 위한 변명

배현진 아나운서는 1983년 11월 생, 나는 1983년 10월 생이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안산동산고등학교-한양대학교 신방과 - 숙명여대를 거쳤고, 나는 안산동산고등학교-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를 거쳤다.

그래. 현진이는 내 친구다. 배현진이 날 어떻게 여기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도 걔를 친구라고 부를 거다. 대학 새터공연을 준비하면서 근 3달간을 같이 살다시피하고 그 이후로도 서로 연애사를 가지고 놀릴 정도는 됐다. 물론 시간이 흘러서 아나운서가 되고 친구 결혼식에서나 볼 관계가 됐지만 그건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니까.

대학시절 나보다도 더 꿘에 가까웠던건 배현진이다. 난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파업 철회를 하고 뉴스앵커로 복귀하는 배현진을 보고 배현진을 알던 주변사람들은 엄청나게 의아해 했다. 물론 그 주변사람들 자체가 대부분 그쪽이었긴 했다만...

어쨌든 시간은 흘렀고 MBC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 그동안 파업 철회로 방송장악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내 친구는 오늘도 너무나 당연하게 곳곳에서 까이기 시작했다. 입사 에피소드, 예능 출연 에피소드, 양치질사건, 피구사건, 시시콜콜한 얘기 까지 전부 온갖 인터넷 신문 할거 없이 (사실 이거 계속 재탕하는 기사에 어뷰징에 불과하다.) 에피소드를 발굴하신다.



나는 이제 배현진은 MBC가 아니라 이런 언론 어뷰징의 아이콘으로 보인다. 특히 양치질사건을 보고 피구 사건을 보면서 더더욱 느낀다.(정확히는 그걸 이야기 하는 언론이나 팟캐나.) 인간 배현진을 알지도 못하면서 신데렐라라느니 도도하고 시크하다느니(이거 진짜 아는 사람들은 전부 콧방귀를 뀔 얘기다 ㅋ) 말이다.

내가 아는 배현진은 공연준비 중에 담배를 피는 남자 동기, 선배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하나 담배를 꺾어버리고, 담배 살려달라며 쫒아오는 남자들에게서 체육복 차림으로 수영장을 몇바퀴나 뛰며 따돌리던 애다. 웃음소리가 특히나 푼수같고. 웃는 표정은 더 푼수같은.

양치 에피소드를 굉장한 실체적 진실인양 말하는 모 아나운서를 보고나니 왜 파업을 철회 했는지도 단번에 이해가 가버렸다.

'아 배현진은 배현진이구나. ㅋ 그냥 배현진이잖아.' 피구사건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만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에서 난 배현진이 얼굴도 아니고 다리를 맞고 열받아서 고자질을 했다는 뉘앙스가 진짜 1도 이해가 안간다. 패딩위로 등짝을 서로 때려 대던 애가?

뭐 실제로 그렇게 사람이 변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난 아무리 봐도 사람이 변한거 같진 않단 말이다. 사람 속은 옆에서 매일을 봐도 모르는 일이니까 물론 안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안 봐와서 더 알 수 있는 것도 있는거 아닌가. 변하지 않은 배현진이라면 언론의 어뷰징과 에피소드는 절반은 거짓이고 절반은 상상일거다.

뭔가 캥기는 일을 했다면 욕을 먹을거다. 그건 배현진이 친구가 아니라 우리 엄마였어도 실드 안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배현진과 쟤들이 말하는 배현진의 괴리감은 뭘로 설명 가능할까?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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