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지식인들이 “임종석·홍영표 민주노총 비판자격 없다”고 비판하다

개혁진보성향 지식인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했다고 지적하며 ‘촛불정부’가 아니라 ‘이명박근혜 3기’로 우려된다고 강력 비판했다.개혁진보성향 지식인들의 모임인 ‘지식인선언네트워크’는 30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차 토론회(사회 이병천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를 열어 문재인 정부의 노동·복지정책을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노동분야 발제에서 “문 대통령은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과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자회사 채용 방식을 허용했다”며 “자회사 채용 방식은 고용안정성은 높이지만, 모회사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에 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처우를 기정사실화한다는 점에서 제조업 완성차업체의 사내하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조 교수는 또 “최저임금 인상 공약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약속을 포기했고, 주52시간 노동시간단축 공약도 6개월 처벌유예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추진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조 교수는 특히 “정부·여당은 (민주노총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민주노총을 비난한 데 대한 지적이다. 임 비서실장은 최근 사회적 대화 참여를 거부하는 민주노총을 향해 “더이상 사회적 약자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홍 원내대표도 “너무 일방적이라 말이 안 통한다”고 비난했다.조 교수의 비판은 노동계가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동정책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총파업 투쟁을 벌이는 등 노정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조 교수는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전략적 미숙함과 사회적 책임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민주노총도) 촛불항쟁의 성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개선된 정치적 기회를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소득주도성장정책과 노동정책 후퇴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사회적 대화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세력이 승리하는 것인데 민주노총 지도부가 미조직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노동계급보다 정규직 혹은 조직화된 비정규직 등 특정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짚었다.개혁진보진영 안에서는 조 교수와 같은 주장에 대해 현실의 어려움을 도외시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예로 청소용역 업무를 맡은 비정규직을 즉각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직무급제가 정착되지 않은 현실에서 기존 정규직과 같은 임금체계로 통일시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 청소시장의 임금수준을 왜곡시키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윤홍식 인하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분야 발제에서 “소득주도성장 전략은 1980년대 이래 공급 중심의 성장전략이 장기침체를 유발하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측면을 강조한 시의적절한 대안 담론”이라고 긍정평가했다.윤 교수는 그러나 “단순히 임금을 높이고, 사회지출을 늘린다고 해서 총수요가 증가하고 투자와 생산이 증가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질임금의 증가와 사회지출 증가가 소비와 투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러한 과정이 노동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과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교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윤 교수는 또 “한국과 같이 자산 축적이 공적 복지의 역할을 대신해온 개발국가 복지체제에서 소득 상승이 자산 구매와 부채 상승으로 나타나지 않고 소비확대로 이어지려면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 필수적이고, 주택소유를 대신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이어 “단기적으로 자동화를 강화시키는 임금주도 방식을 제한적으로 실행하는 대신 복지지출의 확대를 통해 가구의 실질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이른바 ‘사회적 임금’을 높이는 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네트워크는 지난 7월 ‘지식인 선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개혁을 촉구했고, 지난 9월 1차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재벌개혁 미흡과 부동산정책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네트워크에는 이병천 이사장,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강수 대구카톨릭대 교수 등 교수·시민단체 활동가 등 323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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